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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시리즈 6 에르메스 에디션 한달 사용후기. 본문

소감

애플워치 시리즈 6 에르메스 에디션 한달 사용후기.

화미레 2021. 3. 1. 15:30

아이폰 12 프로 & 애플워치 시리즈 6 에르메스 에디션(40mm. 실버). 페이스는 Hermès - 크레/인디고. 스트랩은 오랑주 스위프트 가죽 싱글 투어.

 시리즈 4 알루미늄으로 처음 접한 애플워치. 이것을 사용한지 1년 8개월가량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애플워치는 시리즈 5, 시리즈 6(+SE)가 나왔고 이 글을 쓰는 저는 지금 시리즈 6. 개 중에서도 에르메스 에디션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해서 이번 글에서는 그 에르메스 에디션을 한달정도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을 써보려 합니다.

 

[왜 샀는가]

AOD가 적용된 상태. 드디어 시계다워졌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페이스는 Hermès Circulaire - 인디고. 스트랩은 URVOI의 링크 브레이슬릿.

1. AOD.

 일단 시리즈 6를 산 가장 큰 이유는 AOD(Always On Display. 번역명은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 때문입니다. AOD 자체는 시리즈 5부터 있었는데 그때는 AOD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 했어요. 같은 LTPO 기술이 적용됬는데 시리즈 4는 안 되고 시리즈 5는 되는거에 좀 열받긴 했지만, 애플 급나누기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러다가 에르메스 에디션이 정말 문득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2. 에르메스 에디션만의 전용 페이스

 타 에디션의 페이스들...그러니까 에르메스 전용 페이스 말고는 눈에 내키는게 없더라고요. 기본 페이스 중 컴플리케이션을 여러개 띄워놓을 수 있는 페이스는 유용하긴 한데 너무 전자시계같아서 싫었고, 그렇다고 아날로그틱한 페이스를 선택하면 디자인적으로 몇% 부족한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제 눈이 너무 높았던 탓일까요.

 

 그런 연유로 clockology나 watchanything 등을 사용하여 페이스를 여럿 바꿔보었지만 순정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상 불편한게 있였고 얼마 못 가서 순정으로 돌아오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그럴수록 에르메스 페이스에 대한 욕구는 커져갔고...해서 1번과 2번을 묶어서 설명하면, 'AOD때문에 드디어 시계다운 모습을 가지게 되었는데, 기왕이면 에르메스 페이스를 띄워두고 싶다' 라는 이유로 에르메스 에디션을 산 셈이 되겠습니다. 

 

셀룰러 연결 상태. 스트랩은 URVOI의 가죽 밴드입니다.

3. 셀룰러

 폰이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다보니 가끔 폰을 두고 나가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 그랬습니다. 그렇게 막상 충동적으로 폰을 두고 가면 '중요한 전화가 오면 어떻하지?' 하는 불안감에 휩싸인 적이 몇 있었습니다. 해서 셀룰러 모델을 사고 싶었는데, 에르메스는 일단 근본이 스테인리스라서 셀룰러만 있더군요. 덕분에 셀룰러를 쓰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새 제품 가성비가 좋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4. 답이 안 나오는 중고시장 상황

 사실 시리즈 6를 사기 전에 시리즈 5 에르메스 중고를 알아봤습니다. 40mm 실버 모델을 찾고 있었는데 중고시장 상황이 꽤 암울했습니다. 일단 느와르 모델 매물이 실버에 비해 훨씬 많았으며 그나마 있는 실버도 40mm는 별로 없더군요. 무엇보다 가격대가 괜찮은게 없었습니다. 시리즈 4 에르메스는 좀 있었는데 AOD가 없어서 탈락. 결국 '어디서 어떻게 굴러졌는지 모를 물건보다는 시리즈 6 에르메스(=신품)를 사는게 속편하고 가성비면에서도 낫겠다' 싶었습니다.  

 

 요약하면 1번은 왜 시리즈 6를 샀는지. 2번은 시리즈 6의 여러 에디션 중에서도 왜 에르메스 에디션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3번이랑 4번은...글쎄요.  

 

[그래서 어떤가]

페이스는 Hermès - 아르장. 스트랩은 URVOI의 링크 브레이슬릿.

 애플워치 에르메스 에디션에 대한 소감은...예쁩니다. 일단 재질부터가 달라요. 알루미늄 모델 쓰다가 스테인리스 모델로 넘어왔는데, 분명 똑같은 모양의 기계인데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줄이야...블링블링한게 예쁩니다. 줄질하기에는 스테인리스 실버 모델이 최고라고 하는 말을 여럿 봤는데, 납득해버렸습니다. 게다가 에르메스 페이스도 너무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애플이 더 괘씸해요. 예쁘게 페이스 만들 수 있으면서 일부러 안 만드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 예쁜 워치를 보면 괘씸한 마음도 안 듭니다. 어휴...

 

 AOD때문에 드디어 시계다워진 느낌입니다. 시리즈 4는 화면 꺼지면 시계라는 생각이 별로 안 들었는데, 시리즈 6는 '나 시계요' 라고 보여주는 아주 강력한 기능입니다. 거기에 예쁘기까지 하니 이걸 풀고 있기가 싫네요. 단순히 이런 미적인 이유 외에 가끔 손목 들어 깨우기가 작동하지 않을때도 시간을 볼 수 있어 편합니다.

 

 셀룰러...는 글쎄요. 좀 애매합니다. 유용하기는 한데 배터리소모가 생각이상으로 빠릅니다. 자주 못 쓸거 같습니다. 음악 좀 듣고 전화 20분 하니까 배터리가 수직하락하더라구요. 그냥 집근처에서 친구들 만나거나 마트갈때 또는 가벼운 산책 정도는 배터리가 버텨주긴 하겠지만 그 이상을 바라면 안 될거 같아요. 셀룰러 자체는 분명 유용합니다. 그런데 '요금제에 1회선 무료' 같은 혜택이 있는게 아니라면, 굳이 개통해야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셀룰러 기능 자체는 편하고 좋은데, 워치 배터리가 못 버틴다. 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

페이스는 Hermès - 오랑주. 스트랩도 오랑주 스위프트 가죽 싱글 투어.

 시리즈 4를 쓰면서 애플워치에 대해 '유용하다' 라는 평가를 내렸다면, 이제는 '유용한데 예쁘기까지 하다' 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기까지 꽤 비싼 비용을 치뤄야 했지만 후회는 되지 않네요. 시리즈 4 사용할때 집에서 워치는 아예 안 차다시피 했는데, 에르메스로 넘어오고 나서는 집에서도 배터리가 20% 언저리가 될때까지 착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건 꽤 중요한 제 인식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4가 저에게 있어 유용한 '스마트기기' 였다면, 애플워치 시리즈 6 에르메스 에디션은 '시계' 그 자체로 인식이 된 셈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변화의 요인은 AOD 및 에르메스 페이스 때문이고요. 이 글을 쓰면서도 여러번 시계를 본 듯 싶습니다.

 해서 다음에도 애플워치를 사게 된다면, 저는 그때도 에르메스 에디션을 살 겁니다. 그만큼 만족스럽습니다.

 

 

[좋은 점]

드디어 시계다워진 느낌.

줄질하기 좋음. 무슨 스트랩을 장착해도 잘 어울림.

셀룰러의 유용함

나침반 은근 재미있음

박스 패키지가 이렇게 예뻐도 되는가

 

[아쉬운 점]

솔직히...비쌈

어디 가서 에르메스라고 하기는 참 뭐한 애매한 포지션

배터리는 여전히 극복이 안 됨(AOD 끄면 더 오래 가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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