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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시리즈 6 에르메스 에디션 한달 사용후기. 본문
시리즈 4 알루미늄으로 처음 접한 애플워치. 이것을 사용한지 1년 8개월가량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애플워치는 시리즈 5, 시리즈 6(+SE)가 나왔고 이 글을 쓰는 저는 지금 시리즈 6. 개 중에서도 에르메스 에디션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해서 이번 글에서는 그 에르메스 에디션을 한달정도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을 써보려 합니다.
[왜 샀는가]
1. AOD.
일단 시리즈 6를 산 가장 큰 이유는 AOD(Always On Display. 번역명은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 때문입니다. AOD 자체는 시리즈 5부터 있었는데 그때는 AOD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 했어요. 같은 LTPO 기술이 적용됬는데 시리즈 4는 안 되고 시리즈 5는 되는거에 좀 열받긴 했지만, 애플 급나누기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러다가 에르메스 에디션이 정말 문득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2. 에르메스 에디션만의 전용 페이스
타 에디션의 페이스들...그러니까 에르메스 전용 페이스 말고는 눈에 내키는게 없더라고요. 기본 페이스 중 컴플리케이션을 여러개 띄워놓을 수 있는 페이스는 유용하긴 한데 너무 전자시계같아서 싫었고, 그렇다고 아날로그틱한 페이스를 선택하면 디자인적으로 몇% 부족한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제 눈이 너무 높았던 탓일까요.
그런 연유로 clockology나 watchanything 등을 사용하여 페이스를 여럿 바꿔보었지만 순정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상 불편한게 있였고 얼마 못 가서 순정으로 돌아오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그럴수록 에르메스 페이스에 대한 욕구는 커져갔고...해서 1번과 2번을 묶어서 설명하면, 'AOD때문에 드디어 시계다운 모습을 가지게 되었는데, 기왕이면 에르메스 페이스를 띄워두고 싶다' 라는 이유로 에르메스 에디션을 산 셈이 되겠습니다.
3. 셀룰러
폰이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다보니 가끔 폰을 두고 나가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 그랬습니다. 그렇게 막상 충동적으로 폰을 두고 가면 '중요한 전화가 오면 어떻하지?' 하는 불안감에 휩싸인 적이 몇 있었습니다. 해서 셀룰러 모델을 사고 싶었는데, 에르메스는 일단 근본이 스테인리스라서 셀룰러만 있더군요. 덕분에 셀룰러를 쓰게 되었습니다.
4. 답이 안 나오는 중고시장 상황
사실 시리즈 6를 사기 전에 시리즈 5 에르메스 중고를 알아봤습니다. 40mm 실버 모델을 찾고 있었는데 중고시장 상황이 꽤 암울했습니다. 일단 느와르 모델 매물이 실버에 비해 훨씬 많았으며 그나마 있는 실버도 40mm는 별로 없더군요. 무엇보다 가격대가 괜찮은게 없었습니다. 시리즈 4 에르메스는 좀 있었는데 AOD가 없어서 탈락. 결국 '어디서 어떻게 굴러졌는지 모를 물건보다는 시리즈 6 에르메스(=신품)를 사는게 속편하고 가성비면에서도 낫겠다' 싶었습니다.
요약하면 1번은 왜 시리즈 6를 샀는지. 2번은 시리즈 6의 여러 에디션 중에서도 왜 에르메스 에디션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3번이랑 4번은...글쎄요.
[그래서 어떤가]
애플워치 에르메스 에디션에 대한 소감은...예쁩니다. 일단 재질부터가 달라요. 알루미늄 모델 쓰다가 스테인리스 모델로 넘어왔는데, 분명 똑같은 모양의 기계인데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줄이야...블링블링한게 예쁩니다. 줄질하기에는 스테인리스 실버 모델이 최고라고 하는 말을 여럿 봤는데, 납득해버렸습니다. 게다가 에르메스 페이스도 너무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애플이 더 괘씸해요. 예쁘게 페이스 만들 수 있으면서 일부러 안 만드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 예쁜 워치를 보면 괘씸한 마음도 안 듭니다. 어휴...
AOD때문에 드디어 시계다워진 느낌입니다. 시리즈 4는 화면 꺼지면 시계라는 생각이 별로 안 들었는데, 시리즈 6는 '나 시계요' 라고 보여주는 아주 강력한 기능입니다. 거기에 예쁘기까지 하니 이걸 풀고 있기가 싫네요. 단순히 이런 미적인 이유 외에 가끔 손목 들어 깨우기가 작동하지 않을때도 시간을 볼 수 있어 편합니다.
셀룰러...는 글쎄요. 좀 애매합니다. 유용하기는 한데 배터리소모가 생각이상으로 빠릅니다. 자주 못 쓸거 같습니다. 음악 좀 듣고 전화 20분 하니까 배터리가 수직하락하더라구요. 그냥 집근처에서 친구들 만나거나 마트갈때 또는 가벼운 산책 정도는 배터리가 버텨주긴 하겠지만 그 이상을 바라면 안 될거 같아요. 셀룰러 자체는 분명 유용합니다. 그런데 '요금제에 1회선 무료' 같은 혜택이 있는게 아니라면, 굳이 개통해야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셀룰러 기능 자체는 편하고 좋은데, 워치 배터리가 못 버틴다. 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
시리즈 4를 쓰면서 애플워치에 대해 '유용하다' 라는 평가를 내렸다면, 이제는 '유용한데 예쁘기까지 하다' 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기까지 꽤 비싼 비용을 치뤄야 했지만 후회는 되지 않네요. 시리즈 4 사용할때 집에서 워치는 아예 안 차다시피 했는데, 에르메스로 넘어오고 나서는 집에서도 배터리가 20% 언저리가 될때까지 착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건 꽤 중요한 제 인식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4가 저에게 있어 유용한 '스마트기기' 였다면, 애플워치 시리즈 6 에르메스 에디션은 '시계' 그 자체로 인식이 된 셈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변화의 요인은 AOD 및 에르메스 페이스 때문이고요. 이 글을 쓰면서도 여러번 시계를 본 듯 싶습니다.
해서 다음에도 애플워치를 사게 된다면, 저는 그때도 에르메스 에디션을 살 겁니다. 그만큼 만족스럽습니다.
[좋은 점]
드디어 시계다워진 느낌.
줄질하기 좋음. 무슨 스트랩을 장착해도 잘 어울림.
셀룰러의 유용함
나침반 은근 재미있음
박스 패키지가 이렇게 예뻐도 되는가
[아쉬운 점]
솔직히...비쌈
어디 가서 에르메스라고 하기는 참 뭐한 애매한 포지션
배터리는 여전히 극복이 안 됨(AOD 끄면 더 오래 가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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