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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2 프로 일주일 소감. 본문

소감

아이폰 12 프로 일주일 소감.

화미레 2020. 11. 15. 20:01

아이폰 12 프로 퍼시픽 블루. 오묘한 색상입니다.

 2년 간 애증을 담아 사용하던 아이폰 Xs(이하 Xs)를 떠나보내고, 아이폰 12 프로를 구입한 지 1주일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이폰 12 프로(이하 12 프로)를 1주일 정도 사용해본 소감은...익숙한 새로움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여러 면에서 Xs와는 다른 부분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익숙한 부분도 있었거든요, 더 나아가 아이폰 4s(이하 4s)를 쓰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게 만드는 참 오묘한 기기입니다. 해서, 이번 글에서는 아이폰 12 프로를 사용하면서 느낀 제 소감을 풀어내 보려 합니다. 당연하지만 리뷰글이 아니니 12 프로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지는 않을 겁니다.

[왜 샀는가]

아이폰 Xs. 애증의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왜 샀는가에 대한 대답은 단순합니다. 서두에도 언급했듯 애증을 담아 사용하던 Xs의 약정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왜 애증이냐 하면...Xs 처음 사고 나서 몇달간은 마음에 들었는데, 미러리스를 사고 난 이후부터 Xs는 무게만 무거운 스마트폰이 되어버렸고 - 이때 8을 계속 쓸걸 하고 후회했습니다 - 1년 6개월쯤에는 스테인리스 + 유리로 이루어진 마감 덕분에 참 예쁘다고 느꼈거든요. 그 사이사이에 라이트닝 포트 인식불량이라거나 잦은 커널패닉 때문에 고생하기도 했고...살짝 깨먹기도 했고. 이래저래 굴곡이 많았던 녀석이었습니다 Xs는.

 해서 10월 23일 사전예약을 넣고도 2주 가까이 기다리다 노리던 실버를 포기하고 대신 퍼시픽 블루를 예약하고 나서야 11월 7일에 개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실버를 계속 고집했었더라면 전 지금도 Xs를 쓰고 있었을 거에요. 대리점에서도 물량수급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 듯 싶었습니다. 10곳 정도를 전화해봤는데 다 예약이 밀려있었거든요. 지금도 실버 12 프로가 조금 아쉽긴 한데...아직까지는 현 아이폰 자체에 만족도가 높은 관계로 괜찮을 듯 합니다.

[적당히 살펴보기]

퍼시픽 블루는 참 오묘한 색입니다. 사진으로 담아내기가 어려워요.

 디자인은 서두에 '익숙한 새로움'이라고 적어놓은 그대로입니다. 디자인에서부터 그래요. 전면은 Xs같고 후면은 속칭 '인덕션'이 자리잡고 있어서 새로우며 측면은 아이폰 4/5 등을 생각나게 하는 디자인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익숙하고 어떻게 보면 새로워요. 특히 4s를 쓰던 저에게 이 각진 측면 디자인은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진동스위치도 4s가 생각나는 버튼감이에요. 지금도 잡고 있으면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요. 사용 경험은 전혀 다르지만요. 그리고 보면 볼수록 퍼시픽 블루는 참 매력적인 색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측면. 각지게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전작의 스페이스 그레이 같고,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미드나잇 그린 같기도 합니다. 어느때는 본래 색인 퍼시픽 블루로 보이고요. 아무리 봐도 매력적이며 오묘한 색상입니다. 측면도 매끈하고 반짝거리는게 예쁘긴 한데...지문수집기라는 별명이 괜히 있는게 아니더라고요. 생폰을 쓰고 있으니 정말 많은 지문이 묻어납니다. 그리고 측면 코팅 벗겨짐 문제가 종종 보여서 이 예쁜 폰을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하게 만듭니다. 케이스 씌우기에는 아까운 디자인인데 생폰으로 쓰기에는 또 불안하니까요. 디자인 하니까 카툭튀도 짚고 넘어가자면...Xs에 비해 카툭튀가 덜 심해서 좋습니다. 신기해요. 두께는 줄었고 카메라는 더 좋아졌는데 카툭튀는 덜해졌다는게 참.

전면은 아이폰 Xs랑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HDR 콘텐츠 볼때는 체감이 확 되지만요.

 디스플레이 이야기를 좀 할까요. 사실 디스플레이가 위치한 전면부는 Xs랑 별 차이가 없습니다. 화면 크기가 조금 커지긴 했는데 노치는 여전하니까요. 케이스 씌우면 이게 Xs인지 12 프로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그런데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iOS 14로 올라가면서 유튜브 HDR 콘텐츠 지원을 하고, 동영상 촬영도 Dobly vision을 지원하죠. 이런거 재생할때 화면이 갑자기 확 밝아지는게 체감이 됩니다. 엄청나요. 제어 센터에서 화면밝기 최대로 하는 것과는 또 다릅니다.

 

5G. 빠릅니다. 정말 빠릅니다. LTE로 돌아가기 싫습니다.

 5G에 대한 이야기도 해볼까요. 속도가 안 나온다 비싸다 커버리지가 메롱이다 해서 저도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스럽게도 제 활동영역 안에서는 5G가 잘 터집니다. 속도도 KT LTE의 끔찍한 속도 - 720p 영상 재생조차 제대로 못 할 정도 - 에서 벗어나 기분좋으면 다운로드 속도 900mb 이상을 찍어요. 유튜브에서 2160p(4K) 영상을 봐도 끊김 없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일한 장소 동일한 시간에서 측정한 LTE속도도 Xs에 비해 훨씬 빠릅니다. 퀄컴칩 덕분일까요. 100mb라는 속도가 가볍게 나옵니다. 덕분에 집에 와도 Wi-Fi를 굳이 안 켜게 되네요. Wi-Fi 6는 공유기가 지원을 안 해서 아직 테스트해보지 못 했습니다.

 

 배터리는...모르겠습니다. Xs의 배터리상태는 89%였는데 배터리 잔량이 금방금방 떨어졌거든요. 그에 반해 12 프로는 어느때는 배터리 %를 잘 유지하다가 훅 떨어집니다. 5G든 Wi-Fi 상태 가리지 않고요. 그런데 이게 정확하지가 않은게 인덱싱 작업도 아직 남아있는듯 하고 사진 보관함에서 원본사진 다운로드하는 작업이 12일 아침에서야 끝난 터라. 제 평소 사용패턴과는 좀 벗어난 상태입니다. 평소처럼 사용했을때 배터리가 얼마나 소모되는지는 당장 알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배터리 하니까 발열도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 조금만 뭘 해도 불쾌할 정도로 뜨거워요. 마음에 안 듭니다.

무게는...생각보다 덜 신경쓰입니다.

 무게. 제가 12를 살까 12 프로중 고민하던 이유가 무게 때문입니다. 스펙표를 보고 무게를  보자마자 '이러면 무조건 12 사야겠다' 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설마 프로모델 무게가 동일할 줄이야. Xs는 177g인데 12 프로는 187g. 12는 162g으로 무게차이가 꽤 났거든요. 결국은 망원렌즈를 포기할 수 없어 12 프로를 구입하긴 했지만 걱정이 많았습니다. Xs도 무거워서 Se 1세대를 알아보기까지 했던 저에게 187g은 흉기에 가까웠거든요. 그런데 음...무게중심이 잘 맞춰진 덕분일까요. 일단 체감상으로는 12 프로쪽이 더 가벼운 느낌입니다. 해서 이쪽은 의외로 별 생각이 없어요.

 메모리(보통 램이라고 하는). 이건 외적인 부분은 아니긴 한데...이쪽도 체감이 엄청 큽니다. 외형적인 것은 딱 보았을때의 만족감이라면 이쪽은 쓰면서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겠네요. 아침에 출근하면서 들은 음악이 퇴근할때 에어팟만 끼면 알아서 재생이 됩니다. 카메라 앱을 켜서 사진을 여러장 찍고 지도도 보고 카톡도 하고 인스타도 하고 이것저것 다 해도 앱이 안 죽어요. 감탄하게 됩니다. 대단해요 이거. 그리고 엄청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12 프로 카메라. 인덕션이라고 놀림받는 이 디자인도 전 뇌이징이 되버렸습니다.

 카메라. 폰을 바꿨다는걸 제일 많이 체감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굉장해요. 초광각은 솔직히 볼만할 정도에 그칩니다. 가장자리로 갈수록 디테일이 무너지는게 눈에 보여요. 하지만 그 특유의 공간감이 마음에 듭니다. 색다른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좋네요. 광각렌즈의 사진 품질은 주간에서는 아주 훌륭합니다. 아이맥 5K 디스플레이에서 봐도 '어 왜 괜찮지?' 할 정도에요. 망원렌즈 또한 Xs일때는 너무 어둡게 나온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12 프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네요. 그리고 망원렌즈 하면 '인물 사진'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죠. Xs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 하던 빨대의 테두리를 따는 건 물론이고 '이게 되려나?' 하는 것도 잘 땁니다.

 야간에서도 훌륭합니다. Xs의 사진을 아이맥에서 보고 충격먹고 영입한게 미러리스인데, 이걸 쓰면서 제 눈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12 프로의 사진은...꽤 훌륭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번작에서는 아이폰 12 프로 맥스와 급나누기가 된 것과, 아직도 사진 해상도가 5K가 아니라는 점. 16년도에 출시했던 LG G4도 사진을 찍으면 가로 픽셀이 5000이상은 나왔거든요. 품질도 괜찮았고. 이 부분은 못내 아쉽습니다. 이쪽은 화소수의 문제도 있긴 하지만요. 

문제는, 고스트 현상은 아쉬운 수준이 아니라 끔찍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심할줄은 몰랐어요. 야간뿐만 아니라 실내 저조도 상황에서도 보입니다. 덕분에 좋았던 사진 품질이 떡락합니다. 매번 하나하나 지울수도 없고... 그래서 저조도 상황에서 쓸때 너무 힘들어요. 그냥 이쪽은 포기해야 할까 싶습니다. 그냥 미러리스 들고 다녀야죠. 아무튼 12 프로로 찍은 사진 첨부해볼게요. 

 

초광각 - 1.5mm

광각 - 4.2mm

망원 - 6mm

 

 

[그래서 어떤가]

 아이폰 4s, 8, Xs를 거쳐 12 프로까지 왔습니다. 개중 가장 만족스러운 아이폰을 꼽는다 하면 이번 아이폰을 꼽을거에요.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마음에 듭니다. 신제품 버프라고 하기에는...실버를 포기하고 퍼블을 샀는데도 불구하고 실버를 못 샀다는 아쉬움이 없거든요. 그리고 실버를 사고싶었던 이유는 무슨 케이스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었지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해서 만족스럽습니다. 이렇게 아이폰 12 프로에 대한 소감을 다시한번 내리면, 역시 '익숙한 새로움'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좋은 점]

디자인

매력적인 퍼블릭 블루 색상

Xs보다 균형잡힌 무게중심

체감이 확 되는 메모리(램)

주간 카메라 품질

디스플레이

5G 속도

 

[아쉬운 점]

야간 고스트 현상

충전기와 이어팟은 왜 빠졌는가

USB-C 포트 미탑재

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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