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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 프로 이야기. 본문

소감

에어팟 프로 이야기.

화미레 2020. 2. 26. 15:15

16mm / F2 / ISO 100 / 1/60s / NX300M

사소한 계기로 에어팟 프로(정식 명칭은 AirPods Pro)를 구입하였습니다. 쿠팡 카드할인 혜택을 보고 구입할까 말까 몇번이나 고민하다가 품절을 핑계로 계속 미뤄왔는데, 사소한 계기로 결국 구입하게 되었네요. 그렇게 배송받고 실사용한지는 5일정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5일간 사용하면서 내린 결론은, '돈값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샀는가]

 사소한 계기라고 했는데, 최근 아랫집에서 공사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꼭 집에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만 공사를 하더라구요. 이어플러그로 귀를 막아도 들려오는 그라인더 소리에 몹시 짜증이 나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때부터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달려있는 에어팟 프로의 구입을 고려하게 됬는데, 앞서 말했듯 쿠팡에서 에어팟 프로에 대한 카드할인 혜택을 걸고 판매하고 있더라구요. 그것도 제가 가지고있는 삼성카드로 결제했을때. 하지만 이게 워낙 인기상품이라, 금세 품절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렇게 어영부영 하다보니 요 며칠간 공사 소음이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아 당분간은 괜찮겠지' 하면서 멍하니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열쇠(키)를 들고 다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열쇠만 달랑 들고다닐수가 없어 열쇠고리를 찾던 도중 쿠팡에 에어팟 프로 케이스가 추천상품으로 뜨더라구요. 맨 위 사진에 보이는 저 분홍색 케이스. 그걸 보고 '아 내가 에어팟 프로를 사면 저 케이스에 열쇠를 걸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구입했습니다.

 

 좀 황당한 이야기긴 한데, 가지고있던 에어팟 2세대를 판매하면 에어팟 프로의 실구매가가 20만원이 채 안되더라구요. 그렇게 노캔달린 에어팟 + 열쇠고리를 얻는다는 생각으로 할부를 끊었습니다. 쿠팡 로켓배송으로 익일 받을수 있었고, 가끔 요상한 물건이 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개봉 과정을 전부 영상으로 찍어뒀는데 다행스럽게도 양품이 왔네요.

 

[그래서 어떤가]

 정말 좋습니다. 만족스러워요.

 

 전 에어팟 1세대에 6주팟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시절부터 에어팟을 사용했었습니다. 당시에는 에어팟을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이 워낙 드물어서 주목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이 되었더라구요. 저도 그렇게 2년 이상을 사용하다가 배터리 문제로 인해 2세대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새 기기를 샀다는 감흥은 없었어요.

 

 2세대 와서 레이턴시가 1세대에 비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리듬게임에는 여전히 무리가 있었고 - 이건 무선의 한계니 어쩔수 없지만요 - 기기간 전환은 확실히 빨라지긴 했습니다만 그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한쪽만 페어링되는 경우가 잦아서 에어팟을 케이스에 집어넣고 다시 귀에 착용해야 제대로 전환이 되는 일이 잦았거든요. 1세대는 느리지만 착실하게 페어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에어팟 프로는...개봉을 딱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은 채 양쪽 귀에 딱 착용했는데, 제 귀에 이상이 생긴줄 알았습니다. 갑자기 아무 소리도 안들리더라구요. 충격이었습니다. 에어팟 프로의 사용법은 에어팟과 똑같습니다. 처음에 페어링시키고 쓰려면 케이스의 뚜껑을 열어서 귀에 착용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 엄청 크게 달라졌습니다.

 

  에어팟 프로와 에어팟 2세대의 가장 큰 차이는 '커널형인가 오픈형인가'와, '노이즈 캔슬링'의 탑재 유무일 겁니다. 가격도 꽤 차이가 나지만요. 그래서 그게 어떻냐구요? 다른 기기를 쓰는 느낌입니다. 사실 전 커널형 이어폰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주위 소리가 도통 들리지 않아서요. 그래서 오픈형 이어폰을 선호했고, 에어팟은 그런 저에게 꽤 잘 맞는 물건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볼륨을 조금 더 높여야 한다거나 밖에서 통화할때는 조금 힘들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편의성과 오픈형이라는 것이 그 아쉬움을 충분히 감쇄시키고도 남았습니다.

 

MacOS에서도 소음제어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에어팟 프로가 처음 나왔을때도 '커널형이네...아쉽다...' 하고 있었는데, 실제 착용해본 에어팟 프로는 커널형인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주변음 허용' 기능 덕분에, 커널형인데도 주위의 소리를 듣는데는 큰 문제가 없거든요. 실제 소리와는 조금 다르게 들리는 느낌이 있지만, 소음 제어를 '끔'으로 두고 듣는 소리보다는 훨씬 잘 들립니다. 대화도 무난하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에어팟 프로의 핵심은 역시 '노이즈 캔슬링' 이겠죠. 노이즈 캔슬링 하면 헤드셋 등에나 탑재되는 기술인줄 알았는데, 이 조그만한 이어폰에 노캔이라니요. 그 성능 또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에어팟 프로를 착용하게 한 뒤 소음제어 3단계를 모두 체험하게 했는데, 다들 신기해하더라구요. 특히 노이즈 캔슬링. 누군가가 이야기한 소감을 이 글에 적어봅니다. '소리가 들리긴 들리지만 아련하게 멀리서 들리는 느낌'. 이라 하더라구요.

 

 에어팟 프로의 노캔은 소리가 아예 안 들릴 정도는 아닙니다. 분명 소리가 들리긴 해요. 그런데 그게 1/10 이상으로 작아져서 들립니다. 그래서 버스나 전철 등에서도 음량을 2~4정도로 맞춰놓고 음악 등을 들어도 잘 들려요. 에어팟을 사용할때는 보통 5~7 정도로 두고 들었거든요. 착용한 뒤 노캔 활성화하고 눈을 감고 있으면 과장 좀 보태서 저 혼자 있는 기분이 듭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정말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커널인데도 주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주변음 허용' 기능과, 혼자 있는 느낌을 들게 하는 '노이즈 캔슬링' 모두 신기하면서도 참 좋은 기술입니다. 일반인 레벨에서 이만한 물건도 없을겁니다. 게다가 무선충전도 되서 더 편해요. 충전기를 좀 가린다고 하는데 제 충전기에는 딱 붙네요. 

 

16mm / F2 / ISO 200 / 1/60s / NX300M

[결론]

 사용하는 내내 '이걸 왜이리 늦게 샀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족스럽습니다. 괜히 노캔중에 주변음 허용 모드로 해놓고 '아 주위에 이렇게 소리가 많았구나' 하면서 다시 노캔을 켜는게 일상이 되었을 정도입니다. 지금은 공사하는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라인더 소음을 어디까지 차단할수 있는지 궁금해요. 한편으로는 이 작은 유닛이 어떻게 주위 소음을 제어하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구입을 망설이게 되는 가격이었지만 막상 구입하고 나니 후회는 없네요. 돈값 하는 물건입니다. 

 

 그리고 케이스가 에어팟때보다 더 예쁜게 많은거 같아요. 두번째의 고양이발바닥 케이스도 그렇고, 길을 걷다가 주위를 둘러봐도 예쁜 케이스를 파는 곳이 너무 많습니다. 이 맛에 애플기기 사는거 같아요. 아이폰 Xs 케이스도 10개쯤 있거든요. 그리고 이번 에어팟 프로는 처음으로 애케플을 들어두려 합니다. 한번도 고려하지 않은 옵션인데, 이건 애케플 들고 오래오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만큼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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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좋은 점: 노이즈 캔슬링, 주변음 허용 모드, 케이스 무선충전, 예쁜 악세사리가 많음

아쉬운 점: 이전보다 커진 케이스 크기, 구입을 고민하게되는 높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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