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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매직키보드 후기. 본문
아이패드 매직키보드를 샀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12.9형.
1. 우여곡절이 좀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매직키보드까지 살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가격 보고 이게 사람이 살 물건이 아니다 싶어서 절반 미만의 가격대인 짭 매직키보드 -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 사려고 했는데 배송이 한달동안 안 되서 빡친 나머지 환불해버리고 매직키보드를 사버렸습니다. 사면서도 하 내가 호구다 싶었는데 막상 써보니까 또 좋고 그런데 가격 생각하면 이게 사람 살 물건인지 싶은데 결국 산 저를 보면서 한숨도 나오고 하 모르겠다!
2. 그래서 어떠냐구요?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만듦새가 좋다고 할까요? 화이트라 때 탈거같아서 걱정이긴 하지만 지금은 만족스럽습니다. 기분좋게 두들길 수 있어요. 키감도 좋고. 아이패드랑 너무 잘 어울려요. 감성의 영역이긴 하지만. 사실 이 가격에 팔면 이런건 기본으로 다 갖추긴 해야 합니다 -_-;
3. 사용성에 대해서는…아이패드를 한 10년 썼고 맥도 5년쯤 쓰다보니 트랙패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저는 애플기기에 트랙패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 생각하는 사람이고, 스마트 폴리오 키보드를 쓰면서 아쉬웠던게 트랙패드 없던건데 그게 완벽하게 채워지니 아이패드 쓰기가 훨씬 편합니다. 이전에는 화면을 터치해야 했다면 지금은 손목만 살짝 틀어서 커서 움직이면 되니까, 워크플로우가 안 깨져요.
3-1. 그 외 내용을 짤막하게 이야기하면… 각도는 딱 화면 보기 좋은 정도로 기울어집니다. 타건 중 화면을 자꾸 건드리게 되는데 이건 타건 방식으로 인한 제 개인적인 이슈고, 열 손가락 타법 제대로 쓰면 문제 없을 겁니다. 어두우면 알아서 은은하게 백라이트 들어오는것도 예쁘고, 포고핀 방식이라 키보드 충전 별도로 필요없고, 충전이 드럽게 느리긴 하지만 충전용 usb-c 포트도 있고. 분명 좋은 키보드입니다.
4. 좋은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제 좀 까 봅시다.
4-1. fn키 뺀건 좀 열받습니다. 트랙패드 공간 확보 이슈도 있고 해서 fn키 열을 통째로 날린 것 같은데, 특히 esc키. mac에 비해 아이패드에서는 esc 쓸 일은 덜하긴 한데 있는거랑 없는건 분명 사용성 면에서 차이를 만듭니다. 그 외 화면밝기나 음량조절 하려고 하면 지구본 + C 눌러서 제어센터까지 커서 옮겨야 하고…트랙패드 없던 시절보다는 훨씬 나은데, 물리적 키가 있는게 더 좋잖아요?
4-2. 무게. 무겁습니다. 많이 무겁습니다. 가방이 확 무거워졌어요. 택배포장 딱 들었을때 뭐 벽돌이라도 들어있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까보니까 그게 아니라 그냥…키보드가 무식하게 무거운 겁니다. 덕분에 타이핑했을때 안정감은 있어요. 제가 워낙 타건을 세게 해서 흔들리긴 합니다만 노트북도 아닌 놈이 이정도면 잘 버티는거죠. 무게를 희생해서 안정감을 얻은 셈. 따라서 이건 참작의 여지가 아예 없지는 않겠습니다.심지어 서드파티 키보드 중에서는 막 900g짜리도 나오고 그래서 -_-;
4-3. 사실 앞의 2개는 그렇게까지 문제가 될만한건 아니에요. 이 키보드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입니다 가격. 12.9형 기준으로 519,000원까지 가격이 올랐고 오르기 전에도 449,000원인가 그랬는데, 이 가격 주고 살 물건은 절대 아니라 생각해요. 포고핀 방식으로 연결되는 아이패드용 키보드가 얘랑 로지텍밖에 없어서 이거 산거지 그거 아니었다면 매직키보드 안 샀습니다. 아니 말이나 됩니까? 키보드가 엔간한 중급기 태블릿만한 가격이라는게.
5. 어떻게든 싸게 사려고 발품팔아봤는데 30만원 초반 미만으로는 도저히 못 떨구겠더라구요. 제가 찾는게 영문자판 + 화이트 키보드라 더 선택지가 없었지만요. 한글 + 블랙 키보드면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었지만 그러면 덜 만족스러웠을 듯…근데 이쪽도 25만원 언더로는 절대 안 나옵니다.
6. 그래서 분명 좋은 물건인데 추천은 못 해주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 이유는 선택지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로지텍 콤보를 포함한 다른 물건들은 제 기준으로 하자가 한두개씩 있거든요.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 성격상 그 하자 한두개 못 참고 결국 정품으로 올 양반이기도 합니다 -_- ; 후회는 없지만 추천도 못 해주는 그런 참 어려운 물건이네요.
그래도 뭐, 기왕 샀으니 잘 써야죠. 이것까지 살 줄은 정말 몰랐는데 하…
이상 주절주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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