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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삼성기기에 대한 이야기.

화미레 2020. 4. 10. 10:09

11시방향부터 시계방향으로 YP-P2, 갤럭시 S5, YP-K3, YP-Q2

 삼성의 미러리스인 NX300M을 쓰다가 문득 '이거 고장 나면 어느 회사 바디를 사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바디도 바디인데 현재 사용 중인 삼성의 F2-2.8 16-50mm에 대응하는 렌즈가 타 회사에는 마땅치 않은 탓에 - 있긴 하지만 아쉬운 게 한두 개쯤 보이더라고요 - 고민이 깊어지더라고요. 그렇게 바디 및 렌즈를 보면 볼수록 삼성이 카메라 사업을 접은 것에 대해 섭섭함을 느낄 때쯤 추가로 이런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잠깐... 생각해보니 난 삼성 기기를 꽤 많이 가지고 있구나.'

 

 그 생각 직후 적당히 서랍을 털어보니, 삼성의 MP3 3개와 구형 스마트폰 1개가 나왔습니다. 저 중 실사용한 건 MP3들 뿐이지만, 일단 스마트폰도 지인에게 받은걸 그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외장하드도 삼성 제품을 사용 중이더라고요. 전 격렬한 애플 유저긴 하지만 애플이 모든 걸 만들지는 않잖아요? 그러니 다른 회사 제품도 가지고 있는 게 틀린 건 아닌데, 삼성 비중이 꽤 높아서 놀랐습니다. 사진의 MP3와 구형 스마트폰을 제외하고서라도 카메라와 외장하드 - 조금 더 억지스럽게 추가하면 별도로 추가한 아이맥의 메모리 또한 - 가 삼성 제품이니.

 

 그래서 대충 기억나는거 가져와봤습니다.

 

고아라폰. 지금도 생각나는 기기입니다.

 제가 가장 오래 쓴 핸드폰은 삼성의 명작(?)중 하나였던 고아라폰입니다. 09년 4월 17일에 구입해서 2012년 3월 10일에 아이폰 4S로 갈아탔으니, 1,059일을 사용한 셈이 됩니다. 길게도 썼네요. 아이폰 4S도 군대 때문에 길게 쓰긴 했지만, 아무튼 덕분에 고아라폰은 지금도 애정이 좀 있습니다. 추억 보정일 수도 있지만요.

 

삼성 노트북 NT370R4E-A2MW.

 제 첫 노트북 또한 삼성 노트북이었습니다. 2013년에 친구가 며칠 안 쓴 물건을 저한테 초초 초특가로 팔아서 냅다 업어왔었네요. 당시 핫했던 마인크래프트가 잘 돌아간다고 기뻐하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 못가 서피스 프로 1세대를 산다고 다시 중고로 팔아버리긴 했는데, 제가 지금도 삼성 노트북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노트북 덕분이 아닐까 싶네요. 사양은. 펜티엄 / 2117U (1.8 GHz) / 35.56cm (14인치) / 1366x768 / 750GB / 4GB / DDR3 / 윈도 8 / 인텔 / HD Graphics / 1.81 Kg. 지금 기준으로 13.3인치 치고는 꽤 무거운 놈이긴 하지만 정말 잘 들고 다녔습니다.

 

YP-K3, 07년도에 나온 아이팟 나노의 대항마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용한 첫 삼성 기기는 이 MP3입니다. 애플의 아이팟 시리즈가 MP3시장을 휩쓸 때 삼성 또한 YEPP라는 브랜드로 이쪽 시장을 공략 중이었는데, 그때 나온 기기 중 하나예요. 처음 이걸 써보고 놀랐습니다. 제가 쓰던 중소기업 MP3와는 완성도가 다른 거예요. 특히 '콘서트 홀' 모드가 주었던 그 울림의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2009년도쯤에 구입해서 잘 쓰다가 아이팟 터치로 넘어가긴 했지만, 그때 그 기억을 못 잊고 작년쯤에 업어왔습니다... 만. 정작 실사용은 하지 못하고 있네요.

 

삼성의 슈퍼맨렌즈. 쓰면 쓸수록 물건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이렇게 썼지만 제가 앞으로 삼성 기기를 사용할게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카메라는 삼성이 사업을 접은 이상 지금 사용하는게 고장 나면 다른 회사로 갈아타야 하고, 그 외에는.. 애플에 완전히 종속되어 있으니까요. 외장하드나 SSD 등 보조기기는 삼성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건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다른건 몰라도 삼성이 카메라 사업은 다시 시작해주었으면 합니다. 슈퍼맨렌즈와 갤럭시 S20을 보면서 삼성 광학기술이 꽤 좋다 느끼고 있거든요. 슈퍼맨렌즈의 최대 조리개 값인 F2는 줌렌즈에서 보기 힘든 값이고 - 덧붙여, 타 회사의 동급 렌즈는 2.8 고정조리개 값을 주로 가지고 있습니다 - S20도 논란이 좀 있긴 하지만 삼성이 카메라 사업에 손 대지 않았더라면 나올수가 없던 기술이라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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